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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디지털 노마드 현실 후기: 세금·물가·언어·인터넷까지 솔직 리뷰

by 레드말고화이트 2025. 6. 6.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지아(Georgia)는 꽤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주 거론됩니다. 비자 없이도 1년간 체류할 수 있는 국가, 저렴한 물가, 느긋한 분위기, 그리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치안까지. 이런 조건 덕분에 조지아는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들의 ‘입문 국가’로 통하고 있죠.
하지만 블로그나 SNS에서 보이는 “노마드 천국”이라는 말만 믿고 떠났다가, 현실적인 생활 환경이나 문화 차이에 당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조지아에 몇 개월간 머물며 경험한 세금, 물가, 언어 장벽, 인터넷 환경 등 실제 삶의 모습을 중심으로, 조지아 디지털 노마드 생활의 진짜 현실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조지아 디지털 노마드 현실 후기: 세금·물가·언어·인터넷까지 솔직 리뷰
조지아 디지털 노마드 현실 후기: 세금·물가·언어·인터넷까지 솔직 리뷰

세금, 비자 제도 그리고 '합법적인 체류'의 경계

조지아는 디지털 노마드에게 아주 우호적인 나라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을 포함한 다수 국가 국민이 무비자로 365일 체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비자 없이 1년 살 수 있는 나라”라는 말에 이끌려 조지아를 찾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무비자 체류가 ‘노마드 비자’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체류는 관광 목적으로 허용된 것이며, 엄밀히 따지면 현지에서 소득 활동을 하지 않는 조건이 기본입니다.

디지털 노마드의 경우 해외에서 원격으로 일하고 수입을 벌기 때문에, 현지에서 일하는 건 아니지만, 조지아에 거주하며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면 세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조지아는 소득세율이 낮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소액 납세자로 등록(Individual Entrepreneur + Small Business Status)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연 500리라리 이상 소득에 대해 1%~3% 세율로 세금이 부과되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문제는 행정 절차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영어로 된 세무 시스템은 제한적이며, 현지 법률 사무소를 통해 등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세무 등록을 하면 ‘거주자’로 간주될 수 있고, 이로 인해 한국과 조지아 간의 이중과세 방지 협약을 살펴볼 필요도 생깁니다. 간단히 말해, 조지아는 ‘세금 천국’이 될 수도 있지만, 아무 정보 없이 무작정 가면 오히려 회색지대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조지아는 디지털 노마드가 장기간 체류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세금과 법적 지위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와 준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단순 관광과 ‘장기 거주 + 수입 활동’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니까요.

물가와 생활비, ‘저렴한 천국’이 맞긴 한데…

조지아는 분명히 ‘저렴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실제로도 다른 유럽 국가나 한국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생활비가 확실히 낮은 편입니다. 특히 수도 트빌리시의 경우, 1인 기준으로 한 달 평균 생활비는 70만 원에서 120만 원 정도로 충분하며, 노마드 생활을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렴하다’는 말 뒤에는 늘 기준이 무엇인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지에 따라 체감이 달라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큰 지출인 주거비부터 살펴보면, 로컬 주택이나 외곽 아파트는 월세가 20만30만 원 수준으로 정말 저렴합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주로 찾는 트빌리시 시내 중심부나 ‘사브루타로(Saburtalo)’ 같은 거주 선호 지역은 임대료가 점점 상승하고 있습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가전이 갖춰진 ‘외국인 전용’ 느낌의 아파트는 한 달에 최소 40만60만 원 이상이며, 단기 계약일수록 가격이 더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6개월 이하 거주자는 에어비앤비나 부동산 중개를 거쳐야 하므로, 현지 시세보다 비싸게 지불할 확률이 높습니다.

식비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입니다. 재래시장에서는 제철 채소, 고기, 유제품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로컬 마트에서도 대부분의 기본 식재료가 한국보다 2040% 정도 저렴합니다. 예를 들어, 빵 한 개에 500700원, 달걀 한 판에 3,000원 정도면 충분합니다. 외식 역시 현지 식당에서는 한 끼에 3천 원~6천 원 선으로 즐길 수 있고, 커피 한 잔은 1,500원 수준입니다. 다만, 한국 음식이나 일본 음식처럼 외국 음식은 희소성이 있어서 가격이 높습니다. 한식당에서 김치찌개 한 그릇이 1만 원을 넘고, 마트에서 파는 고추장은 한국보다 두 배가 넘는 가격입니다. 음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식비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교통비는 노마드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입니다. 트빌리시의 시내버스와 지하철은 단일 요금제로, 약 400원 수준입니다. 택시도 매우 저렴한 편인데, 'Bolt'나 'Yandex Taxi' 앱을 이용하면 기본요금이 1,000원대부터 시작하며, 시내 이동도 3,000원 미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중교통 정보가 체계적이지 않아서, 초반에는 길 찾기나 노선 파악에 불편함이 따릅니다. 영어 표기나 안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글 맵과 로컬 앱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의외로 비용이 드는 항목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설치 비용, 현지 은행 수수료, 외국인을 위한 보험 가입 등입니다. 와이파이나 모바일 데이터 요금은 한국에 비해 비싸지 않지만, 설치 초기비용이나 번역 서비스에 추가 비용이 들 수 있고, 비자 갱신이나 세무 서비스 이용 시 현지 에이전시에 의존하게 되면 수수료가 수십만 원까지 붙을 수도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조지아의 생활비는 기본적인 현지화가 가능할수록 낮아지고, 외국인스럽게 살수록 빠르게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시장에서 장을 보고, 로컬 식당에서 식사하고, 현지인들과 쉐어하우스를 한다면 ‘정말 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익숙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려 한다면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결국 조지아는 ‘저렴한 나라’이기 이전에, 얼마나 현지에 녹아들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어 장벽, 인터넷 속도, 그리고 디지털 인프라의 현실

조지아에 와서 가장 먼저 느낀 점 중 하나는 언어의 장벽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조지아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용하는 독특한 문자 체계를 갖고 있어, 초보자가 길거리 간판이나 지명을 읽기조차 어렵습니다. 트빌리시 도심의 일부 젊은 층이나 관광지에서는 영어가 통하지만, 일상 속에서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집 계약, 인터넷 설치, 세탁소 이용, 병원 방문 등 기본적인 생활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언어 장벽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러시아어가 어느 정도 통용되기는 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언어이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어렵습니다. 번역 앱이나 메모장을 이용한 비언어적 소통이 생활의 기본이 됩니다.

반면, 인터넷 속도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와이파이 속도는 50~100Mbps 이상을 제공하며, 유료 인터넷은 500Mbps 이상도 가능합니다. 트빌리시에는 노마드를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도 다수 있으며, 와이파이 품질도 훌륭합니다. 특히 ‘Impact Hub’나 ‘LOKAL Tbilisi’ 같은 곳은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고, 다양한 국적의 노마드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공장소에서는 와이파이가 불안정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어, 카페에서 작업하려면 미리 인터넷 속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기나 통신 문제가 발생할 때도 드물지만 있으며, 이럴 경우 대체 작업 공간을 알아두는 게 중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조지아는 디지털 인프라 자체는 잘 갖춰져 있지만, 언어 장벽과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큰 숙제로 남습니다. 처음엔 불편하겠지만,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오히려 사람들과의 ‘비언어적 연결’이 조지아 생활의 재미 중 하나로 느껴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