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은 단순한 퇴사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관계와 평판까지 정리하고 떠나는 일입니다.
특히 추천인이 필요한 경력직 이직 시장에서는 ‘좋은 말 해줄 사람’을 남겨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직을 “공개하지 않고” 준비할 때, 추천인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것이죠.
이 글에서는 사내 인맥 정리, 추천인 선정 기준, 요청 요령, 그리고 떠나기 전 반드시 점검해야 할 관계 관리 노하우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먼저 ‘추천인 자격’이 있는 사람부터 좁게 골라라
이직 시 요청하는 추천인은 단순히 “잘 지냈던 동료”가 아닙니다. 그 사람이 지원자의 실무 능력, 협업 태도, 인성까지 객관적으로 이야기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먼저, 주변의 인간관계를 크게 3가지로 분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사내 인맥 분류법 (이직 관점 기준)
* 신뢰+실무를 함께한 인물 → 1순위 추천인 후보
예: 팀장, 파트 리더, 프로젝트 리더, 실무 파트너
실제로 업무를 함께했고 당신의 실력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
* 신뢰+비실무 인물 → 우호적인 증언자
예: 타 부서 선배, 커뮤니케이션이 많았던 HR
능력보다 인성을 설명해줄 수 있음. 보조 추천인으로 활용 가능
* 비신뢰+고위 인물 → 오히려 리스크
예: 이름값은 있지만 사이가 멀었던 상급자
추천 요청 시 정중히 거절할 수도 있고, 추측성 발언을 할 수도 있음
여기서 중요한 건, “추천인 숫자보다 질”입니다. 많이 아는 사람보다는, 실제로 업무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줄 수 있는 1~2명을 먼저 좁게 선정하세요. 이들이 당신의 평판을 쌓아줄 사람입니다.
‘조용히’ 추천인을 세팅하는 타이밍과 대화법
추천인을 세팅하는 데 있어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타이밍’과 ‘요청 방식’입니다.
너무 이른 시점에 추천 요청을 하면 소문이 날 수 있고, 너무 늦으면 서로 불편해지거나 준비할 여유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 조용한 추천인 세팅 타이밍 가이드
가장 이상적: 최종 면접 직전 or 오퍼 협의 직전
→ 이때쯤 되면 회사도 추천인을 요청할 수 있고, 당신도 그만큼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미리 말해도 되는 경우:
→ 6개월 이상 신뢰 관계가 쌓인 동료
→ 이미 다른 이직 경험이 있고, 이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리더
→ 비밀보장을 철저히 해주는 사람
추천인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
→ 본인의 퇴사 이후 사내 평판이 애매했던 인물
→ 이직 소식에 경쟁심을 느낄 수 있는 동료
✔ 요청 시 대화 예시
“혹시 나중에 다른 회사 쪽에서 내 업무나 프로젝트에 대해 참고할 수 있도록, 짧게 레퍼런스 요청드려도 괜찮을까요? 지금 당장은 아니고, 필요할 때 사전에 말씀드릴게요.”
이 대화는 직접적이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 여지를 주는 방식입니다.
추천 요청 시에는 반드시 감사의 표현과 일정한 거리 유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야 상대도 부담 없이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습니다.
나가는 순간까지 남는 인맥이 되려면
추천인은 한두 명으로 충분할 수 있지만, 사내 인맥 정리는 더 넓게 봐야 합니다.
특히 퇴사 전 몇 주간의 행동은 지금까지의 평판을 한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직 직전까지 ‘좋게 기억되는 사람’으로 남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 퇴사 전 관계 정리 노하우
감정적 이직 NO, 전략적 이별 YES
→ 불만을 드러내거나 뒷말을 하는 건 절대 금물입니다.
→ "좋은 기회가 생겨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는 메시지를 유지하세요.
이직 사실은 ‘선별적 공개’가 정답
→ 친한 사람에게만 알리고, 불필요한 확산은 피하세요.
→ “이직한다더라”는 말이 아닌, “역시 마지막까지 성실했지”라는 말을 남기세요.
퇴사 인사 메일에도 정리된 인맥 전략이 담겨야
→ 무작위 단체 메일이 아니라, 중요했던 인물에게는 개별 메시지를 보내세요.
→ “함께했던 ○○ 프로젝트에서 많이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소식 자주 나누면 좋겠습니다.”
→ 이 한 줄이 몇 년 후 당신에게 다시 추천인을 만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LinkedIn에서 퇴사 후 조용히 인맥 정리
→ 퇴사 직후 ‘직장 정보’를 변경하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크 정리
→ 이직 소식을 굳이 게시물로 알릴 필요는 없습니다.
→ 대신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감사 메시지’나 간단한 연결 요청만 해도 충분합니다.
떠난 후에도 ‘기회’를 남겨두는 이직이 진짜다
조용한 이직은 단지 들키지 않고 회사를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의 커리어를 위해 관계를 정리하고, 미래의 기회를 남기는 것이 진짜 ‘전략적인 이직’입니다.
좋은 추천인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실력과 태도, 그리고 떠나는 순간의 매너가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입니다.
추천인을 남기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회사를 떠날 수 있다면, 그건 단순한 퇴사가 아닌 성숙한 커리어 전환의 시작입니다.
떠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대신, 어떻게 떠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세요.
그 고민이 당신의 다음 커리어에 강력한 후광을 남겨줄 겁니다.